커피 한약방 : 을지로의 카페, 첫 방문

2016. 12. 23. 01:54Diary

철물점과 철공소가 늘어선
안쪽에 자리 잡은 카페.


내가 찾았던 날은

겨울인데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평일 오후였다.

출입문 종소리가 잦아들기 전에 

문앞 우산 꽂이에, 봉우리 장식이 달린 파란 우산을 꼽았다.


출입문 옆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다른 사람들을 흘깃보고,

옆에는 먼저와서 대화를 나누는 

명의 남자손님들 테이블 옆을 지나,

카운터 위에 걸어둔 메뉴판을 살피며 

카페 안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섰다.


"여기 자릴 잡으려면, 기다려야 하나요?"

"아니요, 곧바로 주문하시고 차를 기다리시면 되요."


대부분의 자리가 있는 걸 보고,

자릴 물어왔다.

그렇게 곳에 궁금증과 호기심을 품고 기다렸다.

그 사이 별관에서 내려온 아주머니가

새치기 하듯 서서 묻는다.


"혹시, 컵으로 주실 있어요?

조금 흔하지 않은 모양이라서"


카운터 옆의 디저트 캐비넷 앞으로 아주머니는,


" 쿠키는 뭐가 있어요?"

"초코쿠키, 아몬드 쿠키가 있구요..."

"초코쿠키 2개랑 아몬드 쿠키 1개도 같이 주세요."


아주머니가 그의 호기심을 끊는 사이에도

카운터에서 걸음 떨어진 곳에서

카페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라떼 주세요, 머그에 주세요.

그리고 혹시 여기 앉을 있나요?"

", 별관에 자리가 있구요, 거기에 화장실도 있어요."


카운터 앞에 선 직원은

위에 걸린 모니터에 보이는,

좁은 바깥  

건너편 2층에 있는 별관 상황을 가르켰다.


"혹시 거기까지 가려면 

테이크아웃 잔에 가져가야만 하나요?"

"아니요. 들고 가시면 되요."

"머그로 나온 그냥 들고 가면 된다는 거죠?"

""


주문 순서를 알릴 진동벨을 건네받았다.


사이 출입문 옆에 대화를 나누던 손님이 나서고,

테이블과 의자 위로 가방과 외투와 목도리를 풀어두었다.

그러고는 검은색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다가,

가방에서 패드 그리고 권을 꺼냈다.


패드를 펼치고,

패드 케이스에 있는 키보드 두드

작은 책을 펼쳐 읽었다.

책을 읽다가 다시 패드를 열어 무언가를 적는다.


출입문 옆의 시계는

오후 2 30분을 가르킨다.


"그럼, 밥먹고 올께요."




오후 3 30.

처음 자리잡은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있다.

공간의 소음을 막기위해

이어폰을 꼽았.


', , , '


낡은 벽시계가 4시를 가르킨지 얼마 안됐을 즈음,

머그를 카운터 앞에 내려놓았다.

왼손에 들고 있던 지갑에서 천원짜리 지폐를 꺼내며,


"카푸치노 주세요."


천원짜리 지폐 4장을 건내고,

바싹 붙은 바지의 오른쪽 주머니에서

동전을 웅쿰 꺼내 백원짜리 동전을 

카운터 뒤에 선 사람 손에 떨구듯이 건낸다.

마치 누군가와 스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듯이.


"머그에 드릴까요?"

""

"차가 나오면 불러서 말씀 드릴께요"

""


다시 테이블로 가서 앉는다.


"주문하신 카푸치노 나왔습니다."


카운터를 바라본다. 그리고 걸어갔다.

카푸치노 위에 시나몬 파우더 통을 기울이며,


"카푸치노 위에 시나몬 가루 올려드릴까요?"

""

"트레이는 필요없으시죠?"

""


카운터 뒤의 질문이 미쳐 끝나기 무섭게,

가로채듯 대답했다

나는 컵을 들고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그리고 다시, 책 읽기와 습작을 반복하고 있다.

카페 천장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따금 열리는 출입문에 반응하는건지,

출입문가에 꽂혀 있는 우산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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