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강철비는 갈등, 철우는 단단한 친구.

2017. 12. 14. 15:04Reviews


개봉 :  2017. 12. 14

감독 :  양우석

주연 :  정우성, 곽도원


동명의 웹툰 '강철비(Steel Rain)'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북한 군부의 쿠데타에서 비롯된 군사적 이벤트(쿠 데타)를 중심으로,

전쟁? 첩보? 정치?

장르를 분간하기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가미된 '액션' 영화다.



줄거리


영화의 주요 군사적 갈등을 촉발하는,

북한 쿠데타 세력에 의해 탈취 된

미군의 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가

개성공단을 방문한 북한 1호 제거를 목표로

로켓을 발사한다.



'강철비'라는 제목은

영화의 곳곳에

실제적/상징적인 의미로 등장한다.


첫번째,

구체적인 사건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강철비'가

이 로켓이다.

MLRS는 하나의 로켓이 그대로 목표를 타격하는 방식에서

다수의 철환 또는 소형 폭탄을 탑재한 로켓이,

목표지점 상공에서 터져 마치 비가 내리듯 철환/폭탄을 지상으로 떨군다.


모델에 따라서 32~120km 거리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이다.

영화 초반 개성공단이 타격받는 장면처럼,

하늘에서 내리는 강철비.

1990년대 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 군에 가장 큰 타격을 준 무기이다.

(어떤 기사에는 축구장 3개 넓이가 순식간에 타격을 받았다고)



<영화 '강철비' 스틸컷>



두번째,

남과 북의 주요 역할을 하는

엄철우(북), 곽철우(남)라는 인물.

철우, '강철비'라는 제목과 딱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실제 두 사람 이름의 한자 뜻은 그와 다르다.

(대사에서, 그 의미를 나누는 부분은 영화의 정치적 주제의식과 맡닿는다.)

서로의 이름이, 단단한 관계와 그 관계를 지켜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화 '강철비' 핵대사 클립 중>



세번째,

'북한 핵무기'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적인 위기가 고조되는 것들이

미국/남한의 미사일(순항미사일)

북한의 핵미사일이다.

북한 미사일은 수 차례 '한반도 위기'를 조장했지만,

만큼, 남한 사회의 '안보불감'과

남-북의 심리적 간극을 벌리는 역할을 한다.

강철비-미사일이 갖는 상징적 의미이다.




총평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금, 웹툰도 영화의 원작으로 손색없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초창기 웹툰의 주제가,

댄스, 스포츠와 같은 엔터테인먼트에서

'26년', '송곳'과 같은

사회, 정치 등을 매우 신랄하게 비판해 가면서,

그 내용/작화 또한 더욱 탄탄하게 확장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번 영화는

한국사회의 관점에서,

북한 캐릭터에 대한 묘사 덜 구체적이고, 모호한부분,

그리고 단편적인 스테레오타입을 많이 담고 있다는 점은 아쉬웠다랄까?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남한 내부와 남한-중국-미국-일본 사이의 정보망,

의사결정자들 사이의 갈등을 촉발되는 과정 또한
'합리적', '명확함'이라기 보다는

실리를 뒤에 감추고 명분을 내세웠다가도,

상황이 바뀌면 실리를 서로 쫓는 모습으로 그리는 등.

기존 '합리vs비합리'의 이분법적 갈등 구조에서

벗어나려했다.


양우석 감독의 특징인지,

전작인 '변호인'에서도

등장하는 인물묘사와 관계 사이의 갈등을

톱니바퀴처럼 굴려가며

실제 배경인 '부림사건'의 내막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던 것처럼,

이번 '강철비'에서도,

인물갈등과 소요, 충돌들을 모아

'남북갈등', '한반도 대치'의 거시적 안목에 대한

문제의식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이니,

사실과 비슷한 면이 있다하더라도,

이를 실제 한반도 위기에 그대로 대입하는건 지양하자.)


영화 그 자체만으로는 즐기기에는 손색이 없다.

특히 정우성, 곽도원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면 더더욱.

곽도원 배우의 연기는
앞으로 양우석 감독의 또 다른 영화에서도 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