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2009. 1. 1. 15:35Reviews

개봉 : 2008년

감독 : 유하

주연 :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심지호


실망이다.
스토리 있는 애로영화를 본 경험이 없었는데,
기억에 남는 조각들을 모아본다면,이 영화는 애로영화인거 같다.

우선 주인공 3명의 연기.
가장 뛰어났던 것은 주진모다.
눈빛을 비롯해서 표정연기, 자신에게 잘 맞는 역할을 잘 소화해 낸 느낌이다.
조인성.
브라운관에서 보던 그런 감정연기가 스크린에서는 잘 살아나지 않았다.
역사적 배경에 맞게 조금은 무게감 있는 눈빛과 표정연기, 발음이 필요했지만,
그런 배경에 그의 연기는 빛을 발하기 힘들었다.
현대물에 어울리는 곱상한 인상이,
왕의 호위무사 집단의 수장이라는 강인함과도 맞지 않았다.
송지효.
유일한 여자 주인공이기에 오히려 영화의 촛점이 두 남자주인공의 사랑으로
맞춰져 있는어서인지, 벗은 몸 이외에 보이는게 없다.
후에도 말하겠지만, 외부의 갈등을 내면의 감정으로 표현하기에
그녀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그런 표정에서 내면의 갈등을 읽어내기 힘들었다.

감독의 연출.
유하씨의 각본과 감독.
영화는 감독이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
영화는 보여주는 예술이라지만, 오히려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한 예술이다.
감독이 두 남 주인공의 동성애를 어떻게 그리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적으로 공개적으로 드러내가 낯설은 동성애라는 주제와 그들의 생활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 전에 이를 상상할 수 있는 복선을 깔아주었다면
관객들에게 충분히 기대감을 심어주지 않았을까?
감독은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에
관객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지 않았다.

그리고 극중 갈등관계가 너무나 표면적이되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큰 갈등은 왕후를 둘러싼 왕과 홍림의 관계이다.
왕과 홍림은 동성애자다. 왕은 남자의 구실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빼어난(?)과 무술실력을 갖춘 왕이 남자구실을 할 수 없다는 것. 일단 이유없다.
그리고 그의 애인인 홍림에게 왕후와 잠자리를 갖으라고 지시한다.
이 역시 자극적이지만 너무나 뻔한 결말을 예상케 한다.
영화 후반부의 큰 갈등을 끌어내기 위해 무리한 스토리 진행이
치밀한 연출력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게 했다.
건룡위 안에서의 갈등(위장과 부위장)은 부수적이지만
왕과 홍림의 비극적 결말을 끌어낸다.
하지만 건룡위 안에서의 갈등관계 또한 애매하다.
감독의 입맛에 맞게 갈등이 급조된 것 같다.

극중 인물과 집단의 정체성을 보다 디테일하게 그렸다면,
각 컷에서는 관객의 상상을 유도하고,
스토리 전반에는 그 상상의 빌미를 제공하되
어찌될지 감히 예상하기 힘들었다면 좋았을 것을.
이 영화는 스타 배우들이 나체와 미남 동성애자들의 행각에 어이없는 웃음만 나오게 하니...
애로영화 뺨치는 그저그런 자극적인 영화 수준에 머무는 것 같다.

근데... 제목은 왜 쌍화점일까?
왕이 부른 노래에 등장하긴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