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꿈을 꾸는 사람

2009. 2. 12. 14:18Diary

며칠전 취직한 친구의 직장에 찾아갔다.
대학 학회내에서 오래된 커플이였던 친구.
언젠가부터 친구보다 그의 남자친구였던 학회 선배의 여자친구로 더 익숙해졌다.
자기 일에 전혀 만족해 하지 않는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몇 년 버티다 희망 퇴직하면 되지 않겠냐 했다.
그의 남자친구는 K방송사의 신입 PD로 향후 3~4년 정도면 입봉작으로
자리를 잡을테니까 그 이후엔 결혼으로 안정된 삶을 사는게 어떤지...
하지만, 친구는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자기 인생을 그렇게 설계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학교에 돌아와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문득 생각에 빠졌다.
소중한 인생의 꿈과 계획을 가진 내 친구라기보다
언젠부턴가 내 선배의 여자친구로 여겼다는 거.
충분히 서운할만했다.
그리고 문자를 보냈다.
그 또한 그런 학회 사람들의 인식을 알고,
그 책임도 자기에게 어느정도 있지 싶단다.

어쩌면 부부관계 조차도 연인으로 같은 꿈과 목표를 안고 살아가야겠지만,
그런 동반자 속에 개인의 꿈이 없다면 얼마나 한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퇴색될지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나도 내 꿈과 인생 계획을 안고 살아가듯,
내 짝궁이 될 사람도 자신만의 꿈과 인생의 계획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결코 결혼으로 남편과 가족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이였으면 싶다.

그런 의미에서 연인은...
같은 꿈을 꾸는 관계보다, 같이 (각자의) 꿈을 꾸며 발 맞추는 관계가 더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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