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에 떠나간 선배를 기리며

2015. 4. 1. 15:09Diary

만우절은 장난같은 말을 많이 주고받는데.

2008년 만우절은 장난스럽던 선배에게 변고가 생긴 날이다.

2008년 4월 1일 저녁에는 일원동 삼성병원 중환자실에

그 선배를 걱정하는 발걸음이 모였었다.

그리고 3일쯤 지났을까.


볕아래 앉아 있으면 뜨거울 화창한 봄날에 선배를 보냈다.

그 4월부터, 만우절 즈음엔 담양과 화순, 선배가 뭍혀 있는 곳을 찾는다.

올해가 벌써 7번째.

2012년에 심었던 수선화가 2013년, 2014년에는 꽃을 터트렸을 때였는데.

한 주 일찍 갔더니 올해는 아직 꽃 봉오리를 터트리지 않았다.

어제 새벽 운동을 마치고 비내리는 길을 걷고 있는데,

2015년의 4월을 맞이하면서, 어쩌면 그 선배와 작년의 세월호가 겹쳐지는 이 사월이

잔인한 달이 아닌가 싶었다.


어제 책을 정리하다가, 9년전(?) 그 선배와 함께 찍었던 사진 한 장을 찾아냈다.

이 사진 속 사람들의 면면에는 세월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같이 기억할 수 있는게 있다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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