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주연의 '무사(2001)'는

고려 말, 원-명 교체기의 중국을 배경으로 한다.

고려의 사신단으로 명에 갔다가, 모함을 받고 유배지로 끌려가던 중

발생하는, 명나라의 공주와 그 일행을 호위하게 되는 고려 사신단의 이야기다.



정우성 주연의 '대립군(2017)'는

조선 중기,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 해의 조선.

명으로 피신가던 선조와 조정을 나눠(분조) 강계로 향하는 광해군 일행의 이야기를 다룬다.


대립이란, 어떠한 이유로, 남의 군역을 대신 사는 것을 말한다.

토우의 '대립군' 일행도 여진족과의 전투를 마치고 고향 영변으로 돌아오자마자

광해군의 분조 일행을 호위하여 강계로 가는 임무를 맡는다.


'영변-강계'로 피신해 북방의 관군과 지역의 의병을 일으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라는 선조의 어명이 이야기의 물리적 이동의 가장 큰 명분이다.

영화는 강계로 이동하는 과정 중 나약한 왕세자에서 저항의지를 가진 광해군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로드무비 형식을 띄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주인공인 대립군 토우이고, 

광해군은 주-조연의 애매한 위치에서 주변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일 뿐이다. 


영화의 이야기를 끌어당기는 명분도 치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 대립군 캐릭터들의 사연과 그들이 이야기를 따르는 이유가 엉성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흐름이 비슷한 16년전 영화 '무사'의 각 장면들과 중첩비교될만 했다.


영화 '무사'는 

원나라 잔당에 의해 납치된 명 공주가,

고려사신단이 구조되고 차츰 군주로 성장이야기라는 점에서 '대립군'과 유사하다.

당시 시대적 상황-사신단의 사연-각 인물의 사연을 드러내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부여된다. 전반적인 맥락과 각 캐릭터들이 갖는 당위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전개라고 생각한다.


이미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갖은 '무사'의 기억이 강해서인지

'광해군의 분조'라는 역사적 사실을 전재로, 단편적인 캐릭터들의 갈등과 분열. 전개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의 엉성한 흐름이 비교되어서인지, '무사'라는 영화가 참 잘 만들어진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무난한 갈등과 주인공 조선인들의 캐릭터를 대조적으로 살려줄 왜군 캐릭터의 단편적인 묘사까지.

개인적으로 영화 '대립군'이 망작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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