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감상 후기

2009. 1. 20. 00:04Reviews




이런 다큐멘터리를 우리나라에서도!!!

우선 '면'의 발생과 전파 그리고 그 기원을 추적하는 역사문화 다큐멘터리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다는데에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영상과 CG 그리고 구성연출은 NHK나 CCTV의 유사형식 다큐멘터리에 비교해서
뒤떨어지지 않았다.


요리사 켄홈이 겉돌고 있다.

아쉬운게 있었다면,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1편의 경우 켄홈이라는 BBC에서 요리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유명 요리사에 성우 임채헌씨의 목소리를 더빙하여 진행했다.
하지만 2편부터는 난타의 제작자 송승환씨의 목소리로 진행되었고
켄홈은 '진행자'라는 타이틀을 갖고서도 한글 자막에 의존해야 했다.
여기서부터 켄홈은 '진행자'라기보다 다른 인터뷰 대상자처럼 겉돌기 시작했다.
송승환씨의 나레이션과 켄홈의 등장은, 조화롭지 않은 두 명의 진행자를 둔 것이다.
(요리사인 켄홈에 성우의 목소리를 더빙하는 것이 진행에 대한 전문성이나 신선함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반복되는 영상

예산의 문제일까? 같은 영상의 반복은 2편, 3편을 종종 스킵하게 만들었다.
전편에서 관련 고문서의 소장지와 고문서를 인용한 장면을
고스란히 그 다음편에서도 보여주는 것은 개개의 편만을 찾아본 시청자에게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관심을 갖고 1편부터 본 시청자에게는 실례라고 본다.
1편만으로도 시칠리아 파스타의 유례가 아랍왕조와 그 시기의 어떤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았는가를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3편에서 '마르코폴로 학설'과 몇몇 현지 인터뷰와 축제장면을 끼워 맞춘 것은
속칭 '우려먹기'식 편집이라 생각한다.
(지금 이렇게 후기를 쓰게 된 계기도, 2편과 3편을 보면서 반복됐던 영상 때문에 식상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1편이 전체 내용 요약본이였다는 것을 모르고 쓴 것이다.
   으~ 그래도 1편은 요약본 같지 않은 구성이였는데...

음악,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감동이 적다. 
1980년에 NHK에서 제작한 '실크로드'라는 다큐멘터리 제작 25년 즈음해서
KBS가 CCTV, NHK와 함께 타클라마칸 사막을 둘러싼 천산남로와 천산북로에서 시작되는
'新 실크로드'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유목민족의 삶과 그 민족의 기원, 생활상
그리고 실크로드에서 뻗어간 역사-문화적 맥락을 매우 새심하게 짚었었다.
'누들로드' 또한 동일한 지리적 범위를 아우르고 있다.
하지만 '면'이라는 조금 깊은 테마를 갖고 있다.
'新 실크로드'에 빗대어 보자면 '누들로드'의 음악은 여운이 남지 않는다.
후반 크레딧을 보니 음악은 윤상씨가 맡은거 같은데,
다큐멘터리의 감동을 연출하기에 힘이 약하고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
일전에 '新 실크로드'를 본 후에
난 이후에 꼭 그 지역 여행을 하리라 마음 먹었다.
(구글 위성지도에서 해당 지역을 찾아보며 지명과 지리를 살피기까지 했다.)
내용 구성력 만큼이나 이를 뒷받침해줄 요소,
특히 음악은 영상이 주는 인상만큼이나 강한 여운을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