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에게서 '놓여지다'
이상하리만큼 박완서씨의 작품에서 놓여지기 힘들다. 내 또래의 사람들에게서 많이 알려진 것 같지 않고, 토지를 쓴 박경리씨처럼 대작으로 알려지기 보다 '나목'이나 '그 많던 싱아는 누가다 먹었을까.'와 같이 다소 우울한 짧은 이야기들이 있으니. 그런 이야기들 밖에 없다가 아니라, 그런 이야기들이 더 잘 알려져 있으니 활발한 내 또래의 남성들에게 박완서라는 작가는 다가갈 기회나 다가갈 마음도 그리 없을 것이다. 그런 박완서씨의 소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 읽었던 박완서씨의 글들이 주었던 타성 때문이다. 이르면 50년대부터, 늦으면 21세기 초입에까지,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집 그리고 자신의 일생을 담은 것과 같은 자전적 소설로써 마치 그 스스로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옮겨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
2008. 12. 17.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