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촐한 삶 : 밥솥에 대해서.
발달한 기술 덕에 일상이 편리해졌다.'편리해진'이란 말은, 과거의 어느 불편한 시점을 전제로 한 말이 아니던가? 언제가 불편했었을까?국물을 끓였던 그릇이 처음부터 금속은 아니었을 테고,어쩌면 옹기처럼 흙으로 빚은 그릇이였을 텐데.그 그릇도 빚어지기 전에는 불 위에 무언가에 담겨진 그릇에 우연히 올려져불을 직접 쬐지 않고 음식을 익히는 방법이 고안되었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으로 거슬러 오면,이제는 콘센트에 플러그를 꼽고 버튼을 누르면기기가 알아서 시간을 맞춰 온도를 조절하고정해진 시간에 음식을 만들어 내는 지경이니. 최초에 국물 요리를 고안했을 때와 비교하면편리란 말 보다 진보했다고 하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진보된 기술도 결국에는 최초의 원리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열로 재료를 데워..
2015. 12. 16.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