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 - 박완서의 글에 대한 하응백의 칼럼
마을에 여자들만 남게 되자 서로 모함해서 생사람 잡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서로 모함하고 싶고 죽이고 싶은 충동은 마을 어귀에 있는 분교 건물서부터 왔는데, 그곳에 국군이 머무르느냐 인민군이 머무르느냐에 따라서 미운 사람 빨갱이로 고발하고 싶기도 했다가 반동으로 쳐죽이고 싶기도 했다가 했던 것이다. 문학평론가 하응백씨의 평처럼 6·25전쟁은 남성중심의 이데올로기 전쟁이였다. 그렇기에 "생사람 잡는 일"의 피해자 대부분은 남자들이였고, 그 남자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여성들에게 억척스러움이 필요하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근원적 고정관념에 대한 무조건 적인 비판은 아니다. 하지만, 남성성으로 대표되는 폭력적 이미지와 그런 성향이 권력 쟁취와 맡닿아 있는 지점에서 다수의 비권력의 ..
2008. 10. 19.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