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물 소리, 다시 황석영 작가의 글을 읽을 즈음에
여울물 소리. 황산벌, 탈라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굵직한 사건들이 벌어지던 평원과 그 곳을 흐르는 큰 하천들이 역사의 무대였다면, 얕은 개울을 세게 흐르는 물살이 만들어 내는 소리. 여울물 소리가 들리는 곳은 숲 속이나 산이 끝나고 평지로 이어지는 밭과 논이 있는 민초들의 공간이였다. 그 공간에 엮인 이야기가 시간과 의미로 제단되어 기록되면 역사가 되지만,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면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된다. 나에게 작가는 그런 공간을 오가며 공간과 그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다. 황석영 작가의 이야기 중에 가장 공감을 끌어냈던 글이 '바리데기'이다. 그는 방북과 망명생활, 그 사이 런던의 앨리펀트앤 캐슬역 인근에 머물며, 이야기에 쓰일 공간과 이방인으로서의 느낌을 기록했고, '바..
2012. 5. 4.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