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a Genova,『기억의 뇌과학』: 기억이 남는 매커니즘

2023. 4. 7. 16:54Book Reviews

신경과학자 Lisa Genova의 Remember를 읽고 있어요.

저자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미국 베이츠 칼리지에서 생명심리를 전공하고
하버드대에서 신경 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알츠하이머, 외상성 뇌손상, 자폐증, 헌팅턴병 등 신경질환에 대한 과학적 전문성을
소설을 통해서 대중과 소통하고 있어요.

그녀의 첫 소설 『스틸 앨리스』는 전 세계 37개 언어로 번역되어
26만 부가 판매되었고,
2014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이 책은 기억에 관한 글이에요.
저자의 과학적인 연구와 저자 주변의 이야기-당연 기억과 관련해 일반적이지 않은 사례들이겠죠.-를 정말 쉽게 읽히게 쓰인 책이에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친구의 사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의 증상의 심각성보다 그 증상에서 비롯된 에피소드를 심각하지 않게, 무미건조하다기보다 담담하게 적어내고 있어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오늘 경험한 일 대부분을 내일이 되면 잊는다고 해요. 결국 인생 대부분을 잊어버린다는 이야기에요. 실제로 1년 중 평균 8~10일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고 하죠. 가까운 과거의 경험인데도 기억에 남는 부분은 3%가 채 안된다는 얘기예요. 그나마 기억하는 것들도 불완전하고 부정확하기 일쑤라고. 특히 과거 사건에 대한 기억은 누락되거나 의도하치 않게 편집되기도 한다고 해요.
 그럼에도 우리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예시로 나열된 것들은, 첫키스, 자녀가 태어난 날, 자전거 타는 법과 같이 '처음' 경험한 일화 같이 우리 뇌리에 강하게 남았거나, 우리의 몸이 기억하는 운동 능력들이라고 해요. 우리의 의식/무의식이 담긴 뇌도 의미 있는 것들만 기억하도록 진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것이 알츠하이머의 증상인가?를 의심하기 보다, 우리가 의식하고 그 사실들을 기억하려고 한 번 더 애썼는지-강화활동-를 돌이켜 보라고 해요. 수첩이든 휴대전화든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눈이 나쁠 때 안경을 쓰는 것처럼, 기억을 보조-강화하기 위해 메모하는 걸 거리끼지 말라는 조언도 덧붙여 주었어요.

어찌 됐건,
일반적인 사람들은 기억의 작동 방식에 익숙하지 않아, 본인의 기억을 맹신한다거나, 기억의 소실을 노화나 병으로 치부하는 것과 같은 오해를 안고 살아요. 이 책은 그런 기억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기 위해 기억의 작동 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는 계기로 썼다고 합니다.


책을 거의 2달에 걸쳐 나눠서 읽었어요.
중간에 '스틸 앨리스' 영화를 본것도 있고요.
지금 이 포스트는 이 책의 내용 중,
그 역시 기억에 남기고 싶은 내용들을 발췌하기 위해 작성하는 겁니다.
기억과, 관련한 한 챕터를 간단히 메모로 남겨둡니다.

작업기억(Working Memory)은,
지금 내 주의가 쏠려 있는 이 순간의 경험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뇌의 진화의 가장 마지막 부위인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에 작업기억이 머뭅니다.

눈을 통해 시각의 잔영이 남는
시공간 메모장(Visuospatial scratchpad)과
귀를 통해 청각이 머릿속에 잔영으로 남는
음운루프(phonological loop)
그 두 가지 형태로 남습니다.
작업기억은 5~9개의 정보를 15~30초가량 보관된다고 해요.

작업기억의 기억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거나 주변 자극을 통해
해마를 거쳐 장기기억으로 저장됩니다.
해마에서 강화된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면
그 보관기간과 용량 제한은 무한에 가깝다고 하네요.


또 다른 기억의 형태
근육기억(Muscle Memory)은
몸의 운동능력을 통해 방법을 기억하는 것인데요.
기억으로 저장되는 경로가 작업기억과 그것과 다릅니다.

첫 동작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단계별로 익힌 몸의 움직임, 운동기능을 절차로 기억하는 것으로
운동 동작 방법이 기록되는 일종의 매뉴얼이 되는 거예요.
몸은 기억하지만,
스스로 기억한다는 자각이 없이, 자동적, 기계적으로 인출됩니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배우면,
 ㄴ자전거 위에서 우리 몸 특히 손과 다리가 균형을 맞춰 나아가죠.
운전을 할 때,
 ㄴ눈으로 확인한 정보에, 손과 발이 바삐 움직이며 차를 제어하고,
이렇게 키보드 타이핑을 할 때,
 ㄴ각 손가락이 키보드를 누르는 과정처럼

그 방법들을 모두 뇌에서 '기억하고 인출한다.'는 자각 없이 움직이는 거잖아요.
뇌의 기저핵에서 물리적 동작을 연속적으로 수행은 데,
소뇌가 그 기억을 조정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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