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추모합니다.

2009. 5. 26. 00:44Diary

지난 토요일 7시에 시청에서 팀모임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오후 4시에 시청에 분향소가 마련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왠지 발걸음이 망설여졌습니다.
먼저 시청에 들렀고, 시청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전경버스 사이로
진입을 시도하는 시민들과 실갱이 하는 경찰들이 보였습니다.
'주구'
그리고 팀모임 장소를 인사동으로 옮겼습니다.

오늘도 도서관에 자릴 잡았습니다.
점심을 위해 로비로 나서다 향냄새가 로비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도서관 정문 옆에 마련된 분향소에 삼삼오오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었습니다.
애써 고개를 돌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지난 토요일, 어제, 그리고 오늘
인터넷에 접속해 있는 시간이면 '그 기사'들을 읽곤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원칙과 소신을 지켜가겠다.'는 힘찬 목소리를 듣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전 그 말에 혹해서 입사 지원서도 '원칙과 소신'으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가고 싶은 회사에만 넣고 있습니다.
정작 '원칙'을 부르짓던 사람은 삶의 원칙을 스스로 져버렸으니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 사람이 높은 곳에 있을때, 누군가 그를 비난해도,
'그게 무능력한게 아니라 무능력하게 보이게 만들어서 그런다'며
옹호했습니다.
저도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그 사람을 찍었으니
그 선택의 원칙으로 끝까지 믿어줘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조문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눈시울은 뜨거워지는데,
정말 조문을 가면 주체할 수 없을 것만 같아
자꾸 피합니다.
이것이 원칙은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내 '원칙'은 마음으로 추모하고, 한 세상 잘 살다 가셨기를 비는게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의 죽음에 조금의 원한과 원망이 남아 있듯이,
삶의 원한과 원망을 안고 뛰어내렸겠지만,
한 세상 잘 살다가 가셨습니다.
원칙과 소신은 제가 잠시 담고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저에게 주어진 권리는 스스로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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