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 2011년 11월 30일. 여의도 공연 참석 후기

2011. 12. 1. 01:17Diary


기다림
오후 5시 전부터 기다렸다.
약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매우 추운 날이였다.
발이 얼고 손이 매우 차가웠음에도, 주최측이 준비한 어묵급식과 미국 한인회에서 지원한 핫팩으로 손을 녹일 수 있었다.


시작
이번 공연을 준비한 탁현민씨. 공연기획자의 막후 활동에 대해서는 잘 모르나,
규모가 상당히 큰 공연을 아무런 탈 없이(기자들의 지랄빼고) 마무리 지은거 보면, 제법 능력 있는 공연기획자-연출자인듯.

어젠다 셋팅
'나는 꼼수다'팀은 소위 어젠다 셋팅력이 상당히 강해졌다.
경찰 추산 1.6만명? 오마이 뉴스에서 올린 사진만 봐도 그건 1.6만의 서너배 이상은 되어보이는 수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일 정도의 '모집력'이라면...
소위 요즘 이목 좀 끈다는 인사들 대거 등장했다.
공지영 작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 심상정 전 의원, 최재천 전 의원, 정동영 의원.
한미 FTA 날치기로 목에 칼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한나라당 의원들에 비하면
요즘 사람들 이목좀 모으는 야당 인사들이 대부분 모인 셈이다.
거기에 지난 일요일에 경남 양산에 가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나꼼수' 팀이 면담을 했다고 하니.
비 정치적 집단인 '나꼼수'의 네트워크 파워는 제법이다. 최근에 들어서 더더욱.
정동영 의원은 앞에 모인 관중들을 보고서 상당히 부러워 하는 눈치였다.

느낌(?)
의회권력과 행정부 권력을 독점한 한 집단이 그외 집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
내가 그 자리에 나선건, 내가 살아야하는 것 하나하나에 태클을 걸게 하는 요즘 정부의 행태다.
공연을 보는 내내, 여기 출연하는 가수들은 앞으로 밥줄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까?란 고민을 했는데.
실제 '나꼼수' 멤버들 대부분이 기존 밥줄이 다 끊겼으니까.
그런 본보기들을 보면서, 나도 솔직히 '쫄았다'
근데, 남은 인생 계속 쫄면서 살기엔 너무 길게 남아서.
우선은 지금 내가 반대하는 것에 공감하는 그들과 같이 행동하기로 했다.
물론 방향은 같지만, 그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난 나의 방식으로.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도 이제 기억하면서 계속 즐겨볼란다.

*'나꼼수'팀은 수퍼스타가 아니다.
'나꼼수'팀도 지금은 그들의 방식대로 편파적으로 공정하지(?)만 이후 정치적 어젠다 셋팅에는 좀 신중해야한다.
오늘 그 초대손님들 중에서 김어준이 정동영을 대하는 태도는
자기의 맘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껴준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김어준의 호불호가 만든 일종의 지형도가 '나꼼수' 팬들의 것이 되어선 안된다.
'나꼼수' 팬들도 그들이 선택된 방향을 따르기보다, 스스로 판단한 방향에서 '나꼼수'를 찾아야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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