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토마스 깁슨 월튼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오랜 시간 동안 일을 하는 무척 근면한 일꾼이었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완전히, 전적으로 정직한 사람, 아버지의 정직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렇게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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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아버지는 내가 여태 까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능란한 협상가였다. 아버지는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다른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을지를 알아내는 좀처럼 보기 드문 직관력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그는 그것으로 언제나 상대방과 사이좋게 헤어질 수 있을 때를 포착할 수 있었다.

-샘 월튼 자서전 p19, <Made in America> 中-

 

 나는 여태 나의 아버지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술과 담배를 좋아하셔서
매일 저녁 TV 앞에 재털이를 안고 살았고, 급한 성격에 술이라면 자제력 없이 마시는 터라
술에 취해 항상 이성을 잃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나의 逆역할모델로 삼아자라왔다.
담배와 담배연기를 혐오하고,
술은 마시되, 이성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의 아버지가 나에게 나쁜 본보기였던 것만은 아니다.
시골에서 자라는 동안 직접 눈썰매도 만들어주셨고,
토끼를 잡으러 가자고 하시고선 같이 겨우내 쓸 장작을 하러 데리고 다니며
어린시절을 회상할만한 '잊지 못할 기억'도 만들어 주었다.'
무엇보다, 배우지 못해 똑똑하지 않아도,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지 않아도
우리 형제들을 탓하거나 책망하지 않았다.
그 때마다 나의 형제들의 잘못과 실패를 자책하는 술잔을 기울였다.

그리고 때로는 가족의 희생을 야기할만큼 이타적이기도 하셨다.
자기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있으면,
남들에게 여지없이 나눠주고 먼저 나서서다보니
어머니와 분란이 나기도 했었고,
그 분란이 아버지의 무능력함과 가족의 화목을 해치는 것으로 비춰졌었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는 지금에서야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형제들이 많았음에도 항상 멸시받았던 아버지의 유년에서
아버지는 자신의 의미를 찾기 위해 주변의 사람들을 도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진심이든 아니든, 자신이 인정받음에 만족했을 것이다.
외로운 유년에 대한 기억때문에 여러 사회봉사, 활동들을 하고 있는 나도
내 능력과 위치를 남에게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성국이 얼굴에서 아빠 젊었을 때 모습이 보여.'

큰 누나의 이 말에, 유전에 의한 그 닮음보다
아버지의 삶의 방식을 따라가는 내 모습 보임에 놀랐다.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지만, 난 어느 새 '아버지'를 부정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난 내 아버지 자체를 부정했던 것은 아니다.
아버지 삶의 극히 일부를 부정하면서 그게 전체인양 착각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