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1. 14:24ㆍTravel
대학로에서 창경궁 쪽으로 넘어오다보면,
국립과학관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National Science 'Museum' 입니다.
저 'Museum'이 맞을까요? 과학을 박물관에서 본다는건가요?
박물관은 과거의 것들이 '전시(Display)' 되어 있는 곳이죠?
저 국립과학관 앞에 이 비석이 있습니다.
'전국민의 과학화'
계몽군주 시대에나 가능한 문구입니다.
'전신민의 근대화' 뭐 그런 의미 같아요.
북한은 '총동원 체제'라고들 하죠? 1당과 그 당을 장악한 1인 독재 사회라고 이야기하구요.
구조적으로는 전근대적인 군주시대의 사회, 통치체제와 똑같습니다.
귀족과 그 귀족들을 규합해 사회를 통치하는 왕이 있는 사회.
'전국민의 과학화'를 외치던 한국도 그런 북한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군대를 동원해서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고, 측근 집단으로 한 사회를 통치-통제하던 사회.
그런 사회가 약 40년 전의 한국이였습니다.
이렇게 쓰면서도 '독재'라는 말은 또 처음 쓰네요.
맞습니다. 40년 전의 한국도 독재사회였고, 북한은 지금까지 독재사회입니다.
아이러니하게, 이제 저런 '전국민의 과학화'를 외치던 역사는 박물관으로 보내야합니다.
박물관이 어디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쓰레기장이 아니라,
과거가 어땠는지 볼 수 있는곳, 그리고 각자가 그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는 곳이니까요.
국립과학과이 아직까지 Museum인 것은,
아이러니하게 과거의 오기가 현재로서는 제대로된 기입이네요.
'전국민의 과학화'라는 관념과 그 관념으로 만들어진 과거의 시설이 이제는 정말 'Museum'이 됐어요.
전 저런 '전국민의 과학화'를 이끌어가던 박물관 사람들이
다시 '전국민'이란 말을 쓰게되는 상황이 도래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근대화로 포장된 독재를 추앙하는 일도 박물관 속으로나 보내버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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