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여행 1일차 : 설렘, 당황, 일상

2014. 10. 13. 02:43Travel

2012년 4월 나이로비, 이스탄불 여행 이후로 홀로 떠나온 해외 여행이다.

목적지는 일본 규슈의 후쿠오카현 후쿠오카 !

후쿠오카 시 외에 다른 계획 없이 숙소와 항공권만 예약해서 출발한 여행이다.

(원래는 자전거 여행이였는데...)


공항에서 기다림, 출발은 그래도 맑은 한국의 하늘, 그래도 무난하게 도착해서 숙소에 짐풀고, 후쿠오카 텐진에서 무난한 우동가게에서 먹은 저녁.

<후쿠오카 여정의 3장면을 담은 사진, 공항에서의 기다림, 이륙 후 동체정렬, 급하게 먹은 저녁식사>



1. 설렘

난 그저 여정의 시작을 2014년 10월 12일 출발로 결정했을 뿐인데,

올해 들어서 19번째 태풍이 규슈 남부를 지나 혼슈를 지나간다고 한다.

출발하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하늘에는 구름이 조금 끼어 있었지만,

이내 한반도 남부를 지나가니 비행기 창 밖으로는 구름으로 보이는건 날개 뿐이였다.

1시간 5분의 비행동안 참 많이도 흔들렸고,

마치 이륙하듯, 착륙하듯 비행기는 위 아래로 움직였다.

설렘과 함께 긴장된 시작이였다.



2. 당황

개인적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 '일본'여행은 끝이구나 싶었다.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일본'에 대한 선입견이 차츰, 그래도 '규슈'는 괜찮겠지.

쿠로시오 해류의 상류에 있고, 

원자가 높은 세슘이 환태평양 조류를 타고 오면서 가라앉는다는 말에

조금 더 너그러이 규슈와 후쿠오카까지는 허락하게 됐다.

(그러면서 지금 '북해도(홋카이도)'의 명물이라는 로얄 밀크티를 수퍼에서 사다마시고 있다.)

이야기가 조금 벗어났지만,

어찌 결심하고 온 규슈인가?

기회가 되면 아이폰도 사고, 가까운 거리를 돌아볼 요량으로 교통편도 미리 알아봤는데...

여행자들에게 대중교통(버스와 도심 전철)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그린패스가 9월 28일자로 폐지되었다고.

더군다나, 후쿠오카 공항에서 패스를 사려고 '아 워너 바이 원데이 버스 티켓'이라고 했더니,

국제선-국내선 무료셔틀 버스에 태워서 보내버린 공항직원.

예상에서 어긋나면 '당황'하게 마련이고,

그게 고민이기도 하지만, 여행의 또 다른 묘미이기도 하다.

그래도 버스와 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더 비싼 관광객용 원데이 패스를 구매하게 되면,

사진을 첨부해서 포스팅 해야겠다.


<숙소 인근의 이정표, 후쿠오카 중앙 동물 병원>



3. 일상

예약한 숙소는 녹색 전철선의 롯본마수(?)에서 1.3km 정도 떨어져 있는 주택가의 아파트다.

한국의 원룸처럼, 네모난 방에 작은 냉장고, 가스렌지, 전자렌지.

화장실과 욕실은 분리되어 있고, 욕실에는 작은 욕조가 있다.

애초 여행의 목적이 아이폰을 사는게 아니지만,

시기가 그런만큼 아이폰을 예약하지 못한 아쉬움에 애써 아이폰5를 계속 써보겠다고 합리화도 하고,

미국에 유학중인 후배에게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일단은 여기 인근을 둘러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후쿠오카가 그리 큰 도시가 아니라고 하나 백만의 규슈 최대도시(?)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행색이나 걸으며 본 거주지나 차의 형태를 봐도 구매력은 서울의 평균이나 그 이상인듯 싶다.

숙소는 3층짜리 연립 아파트중 한 칸인데, 일본 영화에서 봤듯, 작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Airbnb를 통해 예약했는데, 가격대비 완전 만족)

'관광객'이라 한다면, 텐진과 하카타역 인근의 쇼핑-소비지구를 둘러보겠지만,

애초 목적도, 나에게 여행이란 의미도 그런 소비가 우선은 아니다.

버스를 타고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기 보다, 좀 더 현지인과 가까운 여정(?, ^^)을 꾸리고 싶었다.

마침 숙소 주인 아저씨가 벽에 붙여둔 동네 지도에,

자전거 대여( 100 Yen/day, 1000 Yen Deposit)가 표시되어 있기에,

날씨가 좋으면 자전거를 대여해야겠다. 

대여한 자전거로 롯본마수(Ropponmatsu) 인근 지역과 바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시내 중심가도 가봐야겠다.


아, 그리고 오늘 숙소에 짐을 푼 시간이 저녁 7시 즈음.

다시 텐진으로 나가 애플스토어에 잠깐 들러 아이폰6, 6+를 보고,

그 옆에 무난한 우동가게에서 우동과 덮밥을 먹었다.

식당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게, 나 같은 혐흡연자에게는 쥐약이여서 얼른 먹고 나왔다.




여행 1일차에는 

교통비와 저녁식사

그리고 숙소에서 마실 음료(물, 밀크티), 아이스크림 바만 구매해서 그리 큰 지출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