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 : 우리 삶에 가까운 기술

2014. 12. 21. 18:08Tips

비닐봉투 많이 쓰죠?
물건을 하나 사도, 음식을 테이크아웃해도 비닐봉투를 많이 씁니다.
어릴적에 비닐봉투를 모자처럼 써봤을 거예요. 양 손잡이에 귀를 걸어서.
우리에겐 흔한, 장난처럼 썼던 그 비닐봉투모자를 실제로 쓰는 모습을 봤습니다.
예전에 아프리카 케냐의 나이로비 외곽을 지날 때요.
그런 모습이 적정기술의 단면이 아닌가 싶어요.

‘적정기술은,
집중된 자원-기술의 결과로 환경오염 및 자원고갈을 야기하여,
되려 인류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경제개발 수준이 지금과 같지 않았을 때는 
원조로 제공받은 밀가루 종이포대, 종이 신문을 벽지처럼 새로운 용도를 발굴해내기도 했습니다.
그렇듯, 기존의 공산품을 그 지역의 경제 수준과 환경상황을 고려하여 활용하는 것을
‘적정기술’이라고 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적정기술의 몇 가지 예 중 하나는
우리가 재활용품으로 분류해서 버리는(?) PET병을 전구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소위 제3세계 국가는 전력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아,
전등을 밝히기 어려운 환경이죠.
여기에 투명한 PET병에 물을 채워 지붕 한켠에 꽂아 빛을 실내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우간다의 한 가정집에서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PET병 안의 물이 외부의 햇빛을 산란시켜 실내로 확산시켜줍니다.

매우 간단하게 실내 조명을 만들 수 있는거죠.


하지만, 실외가 맑지 않은 날이나 저녁에는 이런 PET병 조명 조명은 유명무실입니다.

이에 2008년, 영국의 디자이너 짐 리브스와 마틴 리디포드는 안전하고 환경에도 이로운 ‘등불’을 밝히는 디자인/기술에 대해서 고민했습니다. 이윽고 중력을 시간이 가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원리를 생각해내고, 2012년 12월 중력램프 아이디어를 Gravity Light라는 이름으로 소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 공개했습니다.

진자가 매달린 줄을 위로 당겨놓으면, 진자가 내려가면서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면서 LED 램프가 빛을 발하는 거죠.



기술수준이야 PET병 조명보다 높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는 기술을 응용하여 더 기본적인 수준의 필요를 충족시켜준다는 면에서 '적정기술'의 또 다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우리에게도 필요한 '적정기술'


2003년 전북 부안군은 '위도' 방폐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2003년 당시 부안군에 하나둘 올라가기 시작한 소규모 풍력발전기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개조해, 버려지는 세탁기 모터를 풍력발전 날개에 연결해 가정용 소규모 발전기를 장착한 가정집들이 등장하게 된거죠. 국내의 여러 환경운동가들이, 원자력과 같은 집중형 에너지 발전소보다 분산된 소규모 발전기를 통해서도 전력공급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시작된 운동이였습니다.


무조건 높은 수준의 기술만이 나은건 아닙니다.

적재적소에 맞는 기술, '적정기술'이 더효율적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