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노동자로서의 삶
2016. 10. 26. 22:29ㆍDiary
이 곳에 오면,
나는 사라진다.
헬멧과 마스크를 쓴.
거친피부에,
금속들을 잘라내고 휘어내고 깎아내는 기기를 다루는
어떤 한 사람.
내 성이 김이라면, ‘김씨’.
이라면, ‘이씨’.
그나마 성이 불린다면 존중받는걸거다.
그저 이름이 불리는게 다반사다.
그 앞을 지키고 앉아 있는
‘안전감독’들.
그들은 소속이 명확한 회사원들이라는 이유로,
왠지 모를 우월감을 품은 눈으로
일하는 우릴 바라본다.
아, 노동에도 계층이 있구나.
그게 버는 돈보다,
벌 수 있는 기간의 안정성이
그 노동의 계층을 결정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는구나?!
헬멧과 마스크를 벗고,
그들과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면 어떨까?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어떨까?
노동이 계층만을 만들어버린 사회에 살고 있다.
일상의 큰 부분이 노동 현장에는 삶은 없고,
그렇게 계층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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