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3. 22:26ㆍDiary
생각이 많은 귀가길이다.
1.
글쟁이로 산다는 걸,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였다.
그래서 글은 내가 쓰는 것보다, 남들이 쓴 글들을 더 많이 읽으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였다.
하지만, 누군가의 자전적 이야기들을 읽으내려가면서,
이렇게 자판으로 두드리는 것말고, 내 손으로 직접 종이 위에 글을 옮겨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내심 부끄럽단 생각이 들었다.
남의 글을 읽기만 하는 것은 마치 도둑놈 심보였던 것마냥,
남의 생각과 경험을 훔쳐내기만 하는 것 같았다.
2.
또 한 번의 단절을 결심했다.
나를 일방적인 가해자인 것처럼 몰아붙이는 그 사람의 말에 넌더리가 났다.
관계는 상호적인 거다.
특히 나에게 있어서, 일방적으로 이용했다느니, 가지고 놀았다느니라는 표현을 하면서
자신의 피해의식을 끄집어 내어 나를 매도하는 그런 말들은 날 질리게 만든다.
그 앞에서 나는 어떤 말을 해도 변명하기에 급급한 사람이고,
소통이 아니라 소통의 장벽을 세워 내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막는 비사회적 인간으로 그려진다.
난 외롭다. 대화하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날 그렇게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사람들과는 대화의 길조차 트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오늘 '쾅' 닫았다.
3.
사람은 변한다.
상대방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보다,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유용할지를 따지며 만나는 인간관계가 태반이다.
오늘 후배의 결혼식에 다녀오면서,
그런 뜬 사람들 사이에서 숨이 막히는줄 알았다.
그 위치가 되면, 응당 초심을 버리지 말아야지란 말을 왜 하는지 다시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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