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 정호승

2011. 8. 27. 12:09Good Sentences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며칠 전 자살한 선배가 있었다.

그리고 자살충동이 일었던 이야기를 친구와 나눴었다.

나의 자살충동에 대해 몇 번의 밤과 낮이 지난 뒤 친구가 보내준 시구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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