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5. 22:19ㆍDiary
오늘 더운 여름이였네요. 서울이 29도까지 올라가구요.
오늘 모처럼 화를 냈습니다.
근 3달 간, 감정이 기복치고 우울함과 무기력함으로 힘들어하던 시기에,
감정의 고리가 당겨져 버린 거죠.
굳이 화를 내야할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조차도 잘 모르겠고,
그저 '훈훈한 마무리'처럼 급히 마무리 하듯 대화(?)를 끊었습니다.
이후 오후 내내
마치 오열하고 맥이 빠지는 경험을 했죠.
아직까지 상대방을 탓하는 마음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화의 방향이나 화의 후유증은 나에게 남아 있습니다.
왜 그렇게 '화'를 냈어야 했을까 싶고,
그렇게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했음에 스스로 아쉬워 했습니다.
한편으론 관계에 대해서 머뭇거려지구요.
내가 어떤말을 해도 누군가가 오해하고 기분 상해할 수 있을거란
'완벽한 도덕'에 대한 컴플렉스 때문에
내 말, 글에 대해 자기 검열을 했죠.
일전에는 '만인의 연인' 컴플렉스 때문에
나쁜소리 그런거 잘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하면서,
꼭 그렇게 '이타적'으로만 '보이려'는게 나다운가란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사유는 점차 흘러
저녁을 먹고, 막 자전거를 타고 강변에 가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왔고,
찬물에 샤워를 해도 그 찜찜함을 벗겨내기는 어렵네요.
'소통'이란 말을 하죠?
하지만 우린 각자의 입장을 우선하잖아요.
'역지사지'요? 물리적으로 상대방이 입장이 될 수 있나요?
나의 감정과 나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입니다.
결코 상대방이 '역지사지'로 나를 나보다 더 잘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나 역시 상대방의 입장을 쉽사리 정의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자기 입장만을 고수했던 상대방이나, 나에 대해서 이해합니다.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인거고, 나도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란걸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더라도)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지나간 과거를 부정한다고 해서
지나간 사실을 사라지거나 바뀔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부정하기보다 솔직히 평가하는게 최선 같습니다.
그냥 그 모습, 침을 튀며 화를 냈던 그 모습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부끄러워했던 내 모습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받아들인다'고 해서 그 상황을 오롯이 내 잘못으로 수용하는 건 아닙니다.
소통은 쌍방적인 것이라, 어느 한 편의 잘못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으니까요.
애써 상대방의 치부까지 떠 안는거야 말로 스스로를 매장하는 거겠죠.
여튼, 약해진 멘탈에
끈을 당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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