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긍정

2018. 10. 15. 03:40Diary

그렇다.

최근 3년 이내에는

나에게 그리 좋은 일은 없었다.


4년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10년을 알던 사람의 양아치 같은 본 모습을 알고

그 관계를 정리하고,

13년된 대학시절 친구와는 같은 사업으로 엮였다가 헤어지는등.

'관계'라는 키워드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많았다.


어쩌면,

그 사건들이 강하게 뇌리에 박혔기 때문에,

지난 3년간에 주요한 개인사로 기억하고 있을 수도.


그런데,

난 왜 좋지 않은 읽을 겪으면서,

다 삶을 배우는 과정, 살아가는 과정

본래 삶의 과정처럼 긍정하고 있을까?


지난 주중에는,

설거지를 하다 접시를 깨뜨렸다.

싱크 옆으로 터지듯 깨진 유리 접시조각을 보면서,

화가 끌어올라 가라앉기까지 3초가 걸리지 않았다.


웃으며 유리조각을 하나씩 정리하고,

마른 휴지와 젖은 휴지로 조각을 모아두었다.


내 소유의 물건 하나가 줄었다는 부담이 줄어든 것도 하나.

깨진 조각 그 자체에서 삶이 재생산되고 있다는 느낌이 둘.


요즘은 무언가가 어긋나고 고장날 때마다가

느껴지는 희열이,

오래된 영화 '제5원소'의 Gary Oldman이 내뱉은

그 대사와 같이 머리속에 떠오른다.


나와 내 주변에 일어나는 그런 부정적인 것들에서,


'아~ 살아가고 있구나!'


묘한 긍정이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