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장영희 교수'님'

2009. 6. 8. 18:43Diary

'님'이라는 표현은 참 어색하다.
모르는 사람에게 쓰려면, 
'난 당신을 모르지만, 이것은 기본적인 예의라서 당신을 높이겠습니다.'
라는 의미로 '님'이란 호칭을 쓰고,
때로는 그 사람이 '박사', '교수'와 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직함이 있더라도
마음에서 우러러 나오지 않는 존경심을 굳이 표현하고 싶지 않아,
'당신의 성품에 맞는 것은, 그런 좋은 직함보다 이런 형식적인 호칭이 맞다.'
라는 의미로 '님'이란 호칭을 쓴다. 이부분에선 대통령도 예외없다.

한 달 전쯤 '장영희 교수' 별세라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나의 관심 밖의 '듣보'셨다.
(여기서 '듣보'란, 정말 나의 관심 밖에 계셔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는 의미다.)
오늘, SBS 나이트라인의 클로징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
추운 겨울에 부채를 파는 노점 할아버지에게서 2개의 부채를 샀다는 자신의 제자에게
자신의 영어회화 수업에서 A학점을 주었단다.
그 제자의 행동은, 불쌍한 노인에게 측은한 마음은 만국의 공통어이고
그것을 그렇게 잘 표현한 제자는 A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름다운 제자와 제자의 아름다움을 안아줄 수 있는 선생님.
장영희 교수'님'은 예의를 차릴 필요도 없고,
비꼴 필요도 없이, 존중과 존경의 '님'이란 호칭을 아무런 서스름 없이 붙일 수 있는 분이다.

늦게나마 왜 당신의 죽음을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고 슬퍼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늦게나마 당신의 명복을 빕니다.
이제서라도 당신을 알게 되서 천만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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