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툰(Platoon) : 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2011. 7. 15. 17:17Reviews


제작 : 1986
시간 : 120분
감독 :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줄거리
베트남 전쟁에 참전을 위해 대학을 중퇴한 신참 테일러(찰리 쉰).
극중 테일러는 1960년대 후반, 사회 계층 편견과 사회 정의에 대해 나름 고민을 품은 청년으로 그려진다.
그가 배속된 베트남과 캄보디아 인근의 부대에는 반스(톰 배린저)와 라이어스(윌리엄 디포)라는
베테랑 간부가 있는 제 2 소대(Platoon).

전쟁의 치열함 속에서 이 두 간부(부사관 중사계급)는 각자 전쟁과에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반스는 다소 폭압적이며, 때로는 감정적으로 양민을 학살하기도 한다.
7번의 부상. 생존과 승리를 위해서라면 상급 소대장에게까지 하극상을 저지를 정도로 공격적인 인물이다.
라이어스는 분대원들과 마리화나를 피울망정 전쟁에 있어서는 감정보다 이성으로 대응하려는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어느 베트남 마을에 대한 수색과 처리에서 대립구도가 명확해진다.

영화의 흐름은 테일러의 시선에서 그려지고 있다.
-베트남 전쟁의 일선에서 개개의 병사들이 놓여진 상황과
-전쟁의 명분을 사회정의로 생각했던 한 사람(테일러)이 이성을 잃고 상대방에 대해 분노, 증오를 품게 되는,
-그 안에서 증오와 의심을 통해 전쟁의 적보다 더 무서운 아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초 테일러가 부대에 배치되었을 때, 그의 시선에서 분노로 가득차 적들을 소통하는 반스라는 캐릭터는
정의를 실현하는 롤모델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 대립각을 세웠던 라이어스보다 그를 더 존경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 수록, 반스는 아군에게도 적 못지 않은 분노를 표출한다.
그러한 반스의 모습에서 테일러는 차츰 라이어스로 기울어지게 되며,
라이어스를 사지로 내몬 반스에 대해 극한의 분노를 품게 된다.
말미에 테일러는 치열한 전투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반스를 죽인다.
그리고 결국 그는 적이 아니라, 자기 안에 잇는 증오, 상대방에 대한 의심과 싸웠음을 깨닫는다.

테일러가 던지는 전쟁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캐릭터는 역설적이게도 라이어스가 아닌 반스다.
그는 사선을 넘나드는 전쟁을 거치면서 자신의 증오와 상대방에 대한 의심으로 생존을 위해 싸운다.
그러한 그에게 전쟁의 당위를 '워싱턴 정가'의 논리로 해석하는 라이어스는 단지 이론가, 몽상가일 뿐이다.
실제 그런 정치인들로 인해 베트남 전쟁은 정치와 이념의 실패한 전쟁으로 해석되기도 하니까.

테일러가 그러했듯,
우리는 우리 자신이 처해진 상황을 자기관찰보다 주변관찰을 통해 먼저 깨닫는다.
내가 처해진 상황에 대해 누구의 논리, 관점에서 받아들일 지에 대해서.
그리고 상황에 대한 자신의 감정변화를 통해 자신을 관찰하고 합리화 한다.


감상
요즘 느끼기로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그저 내 맡기려고만 하는 것 같다.
그저 주말과 휴식을 기다릴 뿐, 삶 전체에 대한 자기 비전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화이트 컬러라는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기에,
자기는 공장에서 일하는 블루 컬러와 다르다고 합리화 하지만,
사실 그 화이트 컬러도 제한된 공간으로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하고 정해진 잔업을 처리하는 것.
루틴한 삶을 살아가는 노동자라는 위치는 다를바 없다.
그런 반복적인 삶 속에서 스스로 삶의 윤곽을 그리기보다 그저 바로 앞의 휴식에 안주하는 거 아닐까?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도 또, 이전에 영화를 보면서 그러했듯이 내 삶으로 치환해서 고민해봤다.


BGM
Samuel Barber - Adagio for str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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