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철학이라 할 만한 것 by 오시이 마모루

2019. 5. 17. 20:19Book Reviews

읽기 시작하면서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인랑(Jinroh)'로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오시이 마모루(Oshii Mamoru)'의
'철학이라 할 만한 것'을 읽고 있습니다.

보통은 읽고 나서 리뷰를 작성하게 마련인데,
이번 책은 읽으면서 감상을 작성하게 되네요.

사실 요즘 개인적인 고민 주제가 '나'에요.
그래서인지 '철학'이라는 주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거 같아요.
나, 취향, 관계, 삶과 그 방식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민을 품고 있는 주제 잖아요.


"왠지 철학이라고 하면, 그 안에 모든 해법이 있을것 같은 느낌이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작품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존재'에 대해 깊은 고민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그래서 그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뭐라도 건질게 있을까 싶어 냉큼 책을 샀습니다.

감상평

오시이 마모루 감독 정도면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거에요.
하지만 그가 글 속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그 '성공'에도 관점이 있다는 거에요.


"하는 일이 애니메이션 감독이다보니,
미야자키 하야오에서부터 많은 감독들과 친분이 있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는데,
그들도 그 나이에 작품 세계에서 '성취'는 있었지만,
관계, 가족 같은 극히 개인적인 삶에서의 성취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거에요.
매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일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으니,
그들의 가정이 정상일 수 있을까?"


 

결국,
자신의 삶은 스스로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냐의 문제인 것이지
모두가 바라는 결과를 완성된 조각으로 이뤄진
절대적인 행복의 기준이 아니라는 이야기죠.

이 책에는 이런 추상적인 삶의 기준뿐만 아니라,
'그럼에도 자신의 가치를 알기까지
자기만의 영역-위치를 만들어가는게 좋겠다.'란
감독 개인의 입장을 드러내요.
그가 이끄는 I.G 스튜디오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관찰들과 함께요.
그런면에서 감독의 '보수성'을 엿봅니다.
하지만 결코 꼰대스럽지 않아요.

이 책에서
뭔가 딱 하니 '그래, 이렇게 살겠어. 이렇게 살아야겠어.' 같은 답을 기대했다면,
일찌감치 그런 기대는 져버리는게 좋을거 같아요.

이 책은 감독 그 자신이 바라본 '인생'에 대한 자기 담화에요.
책을 읽을 수록 '아, 이런 주제에 대해서 오시이 마모루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마치 그 조차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입장을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대화 하듯 나눴다랄까요?

각 사안에는 각자의 입장이 있지만 그럼에도 관통하는 한 가지는 있어요.
'나의 입장, 관점'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는 거에요.

비슷한 시기에 찾아 본
밥 말리(Bob Marley)의 인터뷰가 떠오르더군요.
부유함(richness)에 대해
밥 말리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는 영상이었어요.


"우리 모두 각자 살아가고 있지만,
돈, 원만한 관계 같은 보편적인 요소들 만을
행복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건 아닌지."


무거움과 가벼움 둘 사이에 '중용'은 필요하겠죠.
그럼에도 요즘은 조금더 무거워지고 싶은건,
주변에 가볍디 가벼운 것들이 범람하기 때문이에요.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서까지요.

그래서 더 이런 '철학' 책에 손이 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