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평원에 지어진, 철쭉과 억새사이 그리고 황매산 등산

2022. 2. 14. 15:09Diary

산책이라 하고, 등산이 되어 버린 황매산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우선 황매산 산책로를 걸으며 찍은 짧은 영상을 올립니다.



임영환 건축가의 '철쭉과 억새사이'라는 건물을 우연히 알게 됐어요.
요즘 공간, 장소 큐레이션 서비스들이
비좁은 도시에 지친 도시민들이 쉴만한 여유있는 공간을 소개하곤 하잖아요.
가을에는 억새, 봄에는 철쭉.
젖소 방목장으로 운영되던 너른 평원에 철쭉과 억새로 가득한 공간이라고.
산등성이에만 서도 아래로 너른 평원과 너머의 산들이 보인다고 하니,
얼마나 멋지겠냐고...
그런 기대를 안고 서울에서 황매산까지 내비를 찍어보니 310km에 4시간 30분이 예상되더군요.
머뭇거리다 결국엔 출발했습니다.



가실 때에는,
서울 만남의 광장 기준으로,
  1. 파란원 :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 '철쭉과 억새사이'까지는 301km : 경상남도 합천군 황매산공원길 331
  2.빨간원 : 산청군 '산청황매산미리내파크'까지는 291km

저는 1번 경로로 갔지만, 서울에서 찾아가실 분들에게는 2번 경로 추천합니다.
특히 등산이 아닌, 평원을 고즈넉히 가볍게 걷고 싶으시다면,
산청방향의 미리내파크에서 천천히 올라 평원을 마주하는걸 추천합니다.

2번 경로가 1번 경로에 비해 10km가 짧기도 하고,
특히 황매산을 시계방향으로, 10시에서 4시방향으로 돌아가는 경로라,
멀리 서울에서 왕복 20km를 줄여 가는건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내는 거겠죠?


여튼,
황매산 정상은 약 1113m 쯤이고,
2번 경로의 주차장 '철쭉과 억새사이' 건물은 해발 810m 쯤에 있어요.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는 포스팅 가장 아래에 적어둘께요.
합천군의 군립공원. 황매산은 높이 1113m의 비교적 높은 산.
애초 목적지인 '철쭉과 억새사이' 건물 바로 앞부터
아래로 주차장이 비교적 넓게 있어요.
오토캠핑장을 겸하고 있어서 24시간 화장실도 같이 있고요.
(일단 캠핑장은 목적지가 아니라서 패스)

'철쭉과 억새사이'는 임영환 건축가와 합천군이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스는 소재를 활용해서 지은 건물이에요.
반원 모양의 선과 같은 단층 건물 벽 사이로 이가 빠진 것처럼,
그 사이사이에는 카페와 화장실 그리고 식당이 있어요.
그 사이에, 건물 뒷편으로 나 있는 산책로로 들어서기 전에 뒤돌아 찍어봤어요.
저 주차장 너머로 나무 데크가 있고, 그 아래로는 오토 캠핑장이 있는거죠.

 

건물 사이로 나 있는 산책로 뒤에는 아직 얼음이 얼어 있는 시내가 있더군요.
(해발 800m 쯤 되는 곳이라, 남쪽이지만 아직 얼음이 남아 있었어요.)

 

사진 중간에 멀리 하늘 위로 쏫아나 있는 첫 봉우리가, 황매산(해발 1113m) 입니다.
그 사이는 관목(철쭉을 비롯해)과 억새가 있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의 구릉지이고요.
사진 오른편에는 '철쭉과 억새사이' 건물 지붕이 조금 보이네요.
미세먼지 짙은 날이였지만, 높은 고도, 황매산 정상 위 하늘은 아주 맑고 파랗게 보였습니다.
날씨 좋지 않은 때에 등산객들이 높은 산을 찾는 이유 중에 하나가,
보통의 해발고도보다 공기가 맑아서겠죠?(바람이 항상 있으니까요.)_


여기 하늘계단 입구 표지 봉까지는 산뜻하게 올라올 수 있습니다.
아주 가벼운 산책 복장으로요.
물론 하늘 계단을 오른 뒤부터도 한참은 비교적 평지길을 걸을 수 있죠.
 

하늘 계단에 오르자마자,
산불감시 초소가 있어요.
그 위에서 내려다본 남동쪽의 풍경이에요.
미세먼지가 짙은 날이라서, 파란 하늘 아래로 회색 안개가 끼어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구릉이 끝나는 곳에 '철새와 억새사이' 건물과 주차장이 보이죠?
오른편에 오르막 길은 '하늘계단'으로 이어지는 길이에요.
(하늘계단의 경사는 가파라요. 중간에 외투 한 겹을 벗었습니다.)
 

산불감시초소에 있는 경로 안내판.
'오토캠핑장'이라고 씌여져 있는 곳에 '철쭉과 억새사이' 건물이 있어요.

산불감시초소에서 황매산 정상 방향으로 몇 백미터를 지나,
다시 뒤돌아 찍은 사진입니다.
오른쪽에 저 네모난 건물이 산불감시초소에요.
왼쪽 중간에 '철쭉과 억새사이' 건물과 주차장이 보이죠?
 
산불감시초소에서 황매산으로 가는 길.
산등성이에 박석이 깔려 있어 미끄러질 일이 없어요.
이 길과 황매산 사이 거리고 제법 되서,
풍경이 입체적으로 바뀌더군요.
그 영상은 360도 카메라로 따로 담아봤습니다.
 

산등성이-산책로 왼편(북서쪽)으로 보이는 철쭉과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황매산성(?). 실제 산성은 아니고요.
풍경 왼편에 높은 산은 지리산입니다.
지리산까지 폭폭이 겹쳐진 산들이, 정말 산수화 같았다(너무 상투적이지만)고요.
저 사이에, 통영-대전 고속도로도 있고, 산청읍내, 함안읍내가 다 있는거에요.

 

그렇습니다. 황매산 정상이에요.
정 중앙에 멀리 구릉이, 황매산 억새공원(?)이고요.
오른편은 산청군, 왼편은 합천군이에요.
중앙즈음에 있는 작은 봉우리에 오르기까지 가장 난 코스였던... 계단...
느낌으로는 천개는 되지 않았을까...??

산등성이를 지나, 황매산 정상에서 삼봉 즈음에
북북동 방향, 12시 30분 방향의 합천호(합천댐이 있는 그 호수)가 보이더라구요.
서울에서 '철쭉과 억새사이'를 내비로 찍으면, 합천호의 남동에서 남쪽으로 돌아서 오게 되요.
(그 만큼 멀다는 거죠. 저 곳은, 다시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되돌아 가던 길인데,
돌아가는 내내 황매산 방향을 보며, 지금 사진을 찍은 봉우리를 찾아보았습니다.)

 

네, 이제 다 돌아왔습니다.
삼봉에서 내려다본, 황매산 수목원과 그 너머에 '철쭉과 억새사이' 건물,
그 건물 오른편 위로 구릉과 산불감시초소까지.
약 3/5 정도 되는 거릴 걸어, 기어 온거에요. 이제 내려가면 됩니다.

 

은행나무 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 마지막 종착지(출발지, 철쭉과 억새사이)로 가는 길에,
오늘 둘러본 길을 파노라마로 담아봤어요.
왼편에 평지에 건물에서 그 위 산등성이 그리고 3/5 지점의 황매산 정상과 4/5 지점의 삼봉까지.
등산으로 오려던게 아니였는데...

 

위를 서쪽으로,
'철쭉과 억새사이'를 시작으로 황매산 정상에 다녀온 경로를 표시해봤어요.
아래 검은색 선이 고도인데요.
왼편의 첫 고지가 산불감시초소, 가장 높은 곳은 황매산 정상,
오른쪽에 높은 고지는 '삼봉' 입니다.
(경로의 북쪽에 황매산미리내오토캠핑장은 산청군이에요. 혹시 조금 더 가깝게 오시려거든, 저 곳에서 올라오시는게..)


가족이나 연인들끼리 가볍게 산책하고 싶다면, 이 경로를 추천할께요.
A(철쭉과 억새사이)에서 오른쪽, 시계 반대방향으로 낮은 구릉 지대를 걷고,
황매산성-산불감시초소-하늘계단을 내려오는 경로에요.
낮은 구릉 지대로 천천히 올라가는 거라 부담이 덜할거에요.

그럼 돌아올 봄에 철쭉과 가을의 억새는 어떤 모습일지.
다시 가게 된다면, 등산은 하지 않고, 산책으로처럼 가볍게 가고 싶네요.
(그 땐, 전기차로... 정말!!! 산책으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