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수많은 '처음' - 신영복 선생님의 '처음처럼'을 열면서

2022. 10. 9. 17:42Book Reviews

반응형

이직을 위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에 심리적 압박만 받고 있습니다.
이미 잘하고 있는 걸 더 나아지려고 하는 이직이지만, 날 다시 돌아보고, 지나온 내 걸음을 다시 살펴보는 건 언제고 부담스럽네요.

집 안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아, 멀리 파주의 북카페까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짧은 글을 적다 지우길 반복하다 서가에 비치된 노란색 책, '처음처럼'이라 적힌 신영복 선생님의 책이 눈에 들어왔네요.
단지 선생님이 생전에 남긴 붓글씨 타이포로만 알고 있었는데, 큰글씨 버전도 있더군요.

서문까지 꼼꼼하게 읽는 편은 아닌데, 오늘은 서문 '수 많은 '처음''을 한 숨에 읽어봤습니다. 서문 중, 내 마음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일부를 인용합니다.

지금까지 필자가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했던 일관된 주제가 있다면, 아마 역경을 견디는 자세에 관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은 것이며,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 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밖에 없다고 할 것입니다. ... 수 많은 처음이란 결국 끊임없는 성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목이 잎사귀를 떨고 자신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성찰의 자세.

책은 '처음처럼'으로 시작해서 '석과불식'으로 끝이 납니다. 석과불식이란 씨 과일을 먹지 않고 땅에 묻는 것. 씨앗의 가능성을 다시 맞이하려는 마음가짐인가 봅니다.

나목이 잎사귀를 떨고 자신을 냉정하게 직시한다는 그 문구에선, 돌아가신 박완서 작가님이 떠올랐어요. 깊은 글을 쓰시는 분들의 공통점이라면, 감정에 휘둘리기 쉬운 계절에도 자연과 주변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으신다는 거 같아요. 그리고 관찰한 장면의 의미를 글로 옮겨내시는게 아닌가 싶어요. 저 문구에 약간의 감정이 동요했어요.

쓰려던 이력서 글은 잘 써내지 못했지만, 마음의 위안과 힘을 얻고 갑니다. 2022년 10월 두번재 3일 연휴의 2번째 날도 기울어 가네요. 내일은 반가운 이들과 모임이 있는데. 그 사이 틈틈이 마음 속 글들을 적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