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이야기

2009. 6. 13. 12:45Diary

엊그제 면접을 봤다.
나는 나의 장점에 도덕성이 높다라고 썼다.
그리고 면접관중 한 분이 그 것을 증명해보라고 얘기했다.
아직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고등학교 남학생의 지갑을 주운 이야기를 했다.
운동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주운 검은 지갑.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지갑에는 신분증은 없었고
'최홍순'이라는 이름과 끝자리가 x로 표시된 주인의 전화번호가 적힌 카페 쿠폰.
얼마 안되는 돈에 중요해보일지 않을 몇 장의 회원카드.
작은 것을 그렇게 간과할 수도 있었지만,
훗날 나의 아이들에게 떳떳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리고 0~9번까지 총 열명의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애꿎은 사람들이 문자 잘못 보냈다고 신경질을 부리더라.
괜히 했단 생각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그 지갑은 내 책상위에 있다.
주인을 찾아주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버릴 수도 없어 방치해 놨다.
이 지갑은 내 부도덕의 상징인가? 아니면 내가 스스로 도덕적임을 행동으로 옮긴 상징인가?
어찌됐건, 난 이 지갑을 통해 내 앞날의 떳떳함을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내가 지금보다 더 도덕적으로 바른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마음을 더 다질 수 있었다.

어쩌면 그 이후에 지갑과 전화기를 그렇게 자주 줍게 되는지.
학교 도서관에서만 3~4회를 주웠던 것 같다.
그리고 분실물 센터에 맡기면서 모두 주인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연락을 남겨놓았으니
찾아갔을게다.

내 물건이 아니면 손대지 않는게 맞다.
물론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생활에서는 또 다른 관점이겠지.
우리의 약점을 굳이 억지로 드러낼 필요는 없다.
이미 상호간에 명문화 하기로한 계약이 있으니,
그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사항을 굳이 드러낼 의무는 없다.
물론 그 것이 제품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라면,
그 것은 이미 계약에 문제가 있는 사실의 문제이다.
그 것은 도덕적 판단을 내릴 필요가 없는 잘못이다.
하지만, 그 것을 회사에서 강요한다면, 그런 것을 강요하는 회사라면
가지 않겠다.
아무리 취업이 힘들다고 할지라도,
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부도덕적인 것을 가요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것을 포용한다면, 그 것은 도덕적이고자 하는 자신에 대한 부정이다.
내가 내가 아닌게 되는 거다.
미안하다. 난 이런 고지식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