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20. 11:25ㆍReviews
뒤늦게 '건축학 개론'을 보고 있다.
30대의 승민 : 왜 집을 짓는지 알아야,
어떤 집이 필요한지 알지.
널 잘 알아야,
너한테 맞는 집을 잘 지을거 아냐.
30대의 서연 : 그니까, 날 잘 알고싶으시다 이거네?
내가 궁금하시다?
새내기 대학생인 승민과 서연은
건축학 개론을 듣는다.
서울 정릉에서, 북악터널, 새검정과 서대문구청을 지나,
연희 입체교차로에서 왼쪽으로 돌아 연대 앞에서 내린다.
첫 '건축학 개론' 시간에 수강생들 각자의 통학로를
서울 지도 위에 그리면서... 알게된 그런 사이다.
내가 아는 그 버스 노선은
110A&B, 그리고 153번 버스.
2001년 재수를 위해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홍은동에 있는 이모댁에 머물게 됐다.
주로 다니던 곳은 신촌이였고,
그 곳에 가기 위해 주로 탔던 버스는 153번이나 110번 이였다.
애초 눈 쌓인,
아무도 발을 내딛지 않은 연세대의 노천극장을 마주하고서,
'여기에 와야겠다!' 싶었고,
재수를 하며 이과에서 문과로,
생명공학도에서 언론인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후엔...
어쩌다 다시 이 신촌으로 오게됐다.
첫 새내기 때 같이 강의를 들었던
매끄러운 콧날의 동기 여자아이와
그 시간에 153번에서 내리던
그 곳의 설레임이 있었다.
'건축학 개론'... 첫 도입부 10분을 보고서,
시간을 정지를 시키고,
11년전 그 때, 늦겨울에서 초봄으로 돌아가
그 때를 떠올려 본다.
'건축학 개론'에 얽힌,
뒤 늦은 21세기가 막 시작한 그 시기,
새내기 때의 설레임을,
여운이 지나간 2013년 1월에서야 끄집어내본다.
30대 중반, 후반의 선배들은,
정말 영화의 그 배경이 되던
그 때 감성을 오롯히 기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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