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취향

2023. 5. 15. 15:04Diary

가난해서였을까?
경험이 부족해서 였을까?
회사에서 또는 모임에서 리조트로, 마냥 쉬고 먹기만 하는 여행을 갔던 적도 있지만,
리조트처럼 널부러저 휴향하는 여행을 계획하라고 한다면
아직도 내 주머니와 머리를 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심지어 신혼여행이라할 지라도.

그럼에도
출장 차 몇 번 갔었던 중국이나 라오스처럼 청결함을 먼저 포기해야 했던 여행지나,
스페인, 영국처럼 그래도 서울, 한국에서 기대할 수 있는 깔끔함이나 위생을 기대할 수 있는 목적지에서도 불결함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왜? 사진으로는 도외적이고 이국적인 풍경이였지만, 그 풍경에서 코너를 돌거나, 어두워지기라도 하면 코를 자극하는 찌린내에 이마에 주름을 짓기도 했다.

오로지 대접받는 기분이 불편한 리조트도,
내가 계획한 장소들을 옮겨다니는 자유여행에서도
공통적인 것은 위험을 회피한다는 것.
말쑥하고, 깔끔한 곳만을 찾아다닌 다는 것은
손에 잡힐 수 있는 것만이 깔끔한 게 아니라,
눈으로 보고 머리로 가늠할 수 없는 위험 또는 거기에서 비롯된 모험의 기회 마저도 앗아가는 거 아닐까.

여행은 책이나 사진, 화면으로만 보던 곳
내 몸이 여태 닿아보지 못한 그 곳의 공기와 땅을 밟아 보는 경험인데.
난, 도대체 왜 그 경험을 한정지으며 '취향'이라고 우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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