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않는 별을 노래하다.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을 읽다가...

2009. 3. 12. 15:18Diary

황석영씨의 소설 '개밥바라기 별'을 읽고 있다.
책을 빌린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책은 넘어갈 줄은 모른다.
하지만 그 중에도 인상깊은 구절이 있었으니...
그 내용은,

어두운 밤,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길 좋아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시에 별을 찬양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어느 친구에 대한 기억이다.

이력서를 쓰고 있는 요즘에는
나의 경험을 다시금 돌이켜 볼 때가 많다.
진정,
내 손으로 만들고,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바로 옆에서 듣어도
확신이 서지 않는 인턴과 봉사활동의 경험들을...
언젠가 내 친구는 간접체험하길 원했다.
내가 읽은 책에 대해서 조차 내용이 어떠하냐며,
쉽게 그 감상을 얻어가려고 했다.

어제는 운동 전에 모 후배를 학교에서 마주쳤다.
지지난 겨울에 Barclays의 인턴에 지원한다면서,
자신은 재무가 좋고 자신에게 잘 맞단다.
그래서 지난 발걸음 때 런던의 중심부에서 3마일이 떨어진 신흥 금융 중심지
캐너리 워프에 다녀왔다고 했다.
그 Barclays와 HSBC의 본사 건물을 보며
언젠가는 그 곳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리라 마음먹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후배 캐너리 워프가 뭔지도 모른다.
적어도 관심이 있다면, 관심분야의 역사와 흐름을 짚었더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금융, 재무의 문외한인 나 조차도 런던에 가면 꼭 들러보리라 마음먹었던 곳을...

너무 쉽게 얻으려 하기 때문에,
너무 쉽게 포기하고,
너무 쉽게 가질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하기 때문에,
너무 가볍게 다가간다.

오히려 직접 본 것, 만진 것을, 느낀 것 조차
마음에 담아두지 않아 걱정하던 나 자신도 그럴진데...
하물며 경험하지 않고, 주변에서 주워듣고,
보지않고 보았다고 하고,
만지지 않고 만졌다고 하고,
차가웠어도 따뜻함을 안고 왔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자신감과 나태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 자신에게 진실하려고 노력해도
그런 내 잘못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진실을 끌어 안아야만이, 그런 사람들을 그 이상 만들어내지 않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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