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투리.

2011. 7. 4. 18:31Diary

'가서 물어보세요, 그럼. 그 널쿨은 우리 넝쿨인디 혹시 그 집 넝쿨인 줄 알고 따갔수?'

내가 따갔수의 발음을 입술을 톡, 내밀며 길게 내빼자, 엄마는 금방 아깝게 잃어버린 호박을 잊으시고 커다란 눈이 실눈이 되시도록 웃었다.

'올해 치론 첫 늙은 호박인게 글지야. 내가 오며가며 들이다봄서 이놈 잘 늙으면 우리 딸내미 고와 멕여야겠다 생각했는디 톡, 따가버리니께는 글지야.'

엄마는 얼굴이며 발등이 잘 붓는 나를 걱정하며 매년 추수일이 끝나면 호박을 고아 즙을 내서 주전자에 담아 도시로 내게로 가지고 오곤 했다.

글 속의 딸과 엄마의 대화에서, 내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이가 들 수록 강해지는 전라도 사투리의 억양과 발음. 30대 후반에서 어느덧 60대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