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e? Just share friendly.

2011. 7. 29. 23:22Diary

2000년 12을 기점으로
나의 서울 생활도 어느덧 10년을 넘어서 11년차 중반에 다달았다.
그 사이에 여러 고마운 분들을 만나 바쁜 도시 생활에서도 사람냄새 맡으며 살아왔다.

당최 시골(내가 자란... 마치 추억속 드라마 전원일기의 그런 시골, 명절 때 찾아가는 그런 시공간)은
앞집 옆집 여유가 생기면 나누는게 일상적인 곳과 다른 곳이 서울이기에,
서울에서 사람냄새 맡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2001년  재수생 시절 음향기기 동호회 활동으로 친하게 된 선배나.
2009년부터 알게된 학교앞 카페카페의 주인아저씨, 아주머니
같은 연도 블로그 활동으로 친하게 되어 상수동에 가게준비와 이제는 이탈리아 음식에서 한식당으로까지 확장한
우리 달고나 형님 누님들까지.
그 분들을 생각하면, 빡빡한 도시 생활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나의 롤모델이자,
댓가없이 들어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소중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 모처럼 햇살이 비추길래,
그간 말리지 못한 하키장비를 동네 어귀(?, 서울에서 어귀가 있나?) 정자 앞에 널어놓으며 책을 읽었더랬다.
2시간 남짓 짧은 시간이지만, 왜 그리 긴 시간인지.
그 사이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거래는 서로 거리를 두게 한다. 거래에는 계약 규칙이 있다. 규칙에 명시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밥을 먹고 밥값을 지불하면 끝이다.
그 레스토랑에 다시 갈 필요도 없고, 레스토랑이 나에게 연하장을 보낼 책임도 없다.
우리는 거래를 했고, 거래는 거래일뿐이다. 그냥 지나치면 그만이다.'

 난 서울에서 친하게된 그 '서울친구들'에게서 거래가 아닌 유대의 관계임을 느낀다.
집에서 올라온 고구마와 감을 나누고, 식당의 음식과 카페의 케잌을 서로 나눈다.
서로 주고받는 거래(Trade)의 느낌보다 친근하게 나누는(Share friendly) 그런 관계.
그렇게 나누는 관계에서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고 정서적으로 기대게 된다.(그 분들을 알지 모르겠지만.)

내 감상에 비해 서론도 길고, 이 포스팅을 하게된 이유는 짧지만,
어찌되었건,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서 이렇게 친근한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간다는건 큰 행운이다.
앞으로 서울 이외의 곳에서도 남은 인생을 이어갈테고,
그 안에서 이처럼 거래관계가 아닌 나누는 관계로 삶이 더 풍요로워졌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