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과 폐기

2014. 5. 12. 15:01Diary

금새 폐기하거나 혹은 수리해가면서 오랫동안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사람들의 차이는 그 물건에 비춰지는 각 인간 정신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물건을 폐기할 때, 귀찮은 것을 처리할 때와 같은 상쾌한 기분을 갖게되는 경험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무언가를 잃을 때의 상실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파손된 손목 시계나 안경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경험을 가진 사람 또한 적지 않다.

물건에 대한 그 '후련한' 감정은 '폐기'에 가깝고, 이미 기능적 수명과 상관 없이 '애착'이 형성된 물건의 부재는 '상실'이라는 것이다.

케빈 린치는 "사랑하는 사람이 고령으로 사망하는 것은 상실이지 폐기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2014년 4월과 5월을 넘어서는 지금. 한국 사회는 인명을 '폐기'한 재난 자본주의와 사람을 잃어버린 '상실'의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 '나는 상실의 대상'인데, 누군가에게는 잠재적 '폐기' 대상이라는 데에서 오는 불안과 분노. 그 '폐기'에 대한 불안을 안겨준 정부의 사고 후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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