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고프다.

2022. 7. 23. 11:57Diary

주말 첫 날. 아침 9시, 엔진오일 교체를 하러 정비소에 들렀다.
예약한 시간보다 10여분 일찍 도착해서 오늘 첫 정비였는지 9시 20분 즈음 마무릴 하고 다시 집으로 운전하는 길이었다.

늦잠을 자거나 게으름을 피워도 너그러울 주말 첫 날 아침에 마음 한 켠 신경쓰이던 걸 마무리하고 가는 길이니 기분이 제법 상쾌했다.
교통 신호를 기다리며,
왼손은 핸들을, 오른손은 핸들 너머 내비게이션으로 고정해둔 휴대폰의 화면을 만지작 거린다.
상쾌한 기분에 동조할 노랠 바삐 찾았다.

문득
'유튜브'의 악기능에 대해 이야기하던 모 강사분의 영상이 떠오르더라.
뭐, 지금은 그 분도 유명인이 되서 유튭 영상을 찍고 계시지만.
그 강사분이 유튜브의 악기능에 대해 언급한 내용의 요지는 이랬다.

'유튭 영상에 의존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우리 뇌가 스스로 이미지를 그릴 기회가 적어지게 된다고.
우리 뇌가 사고하기를 멈추고 좀비처럼 의지를 잃게 된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넷플릭스... 온통 영상
그것도 짧은 호흡의 것들을 찾아보고,
더 짧은 것 또는 요약된 정보의 것들만.
역사, 스포츠, 경제... 알아두고 기억해두면 유익할 것들이지만,
그게 내 상상력, 내가 만들어내고 키워갈 수 있는 상상의 영역을 넓히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 소재들일까?
그 영역에 어디에 배치할 건데?

요즘 주변의 컨텐츠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질문하며
물음표는 집 책장에 책들에 향했다.
역시나 방법론과 관련된 추상적인 것들,
철학책, 디자인 이론, 연설문 들... 그나마 '글'에 대한 수필.
머리 속에 상상의 세계엔 감정이 이미 메말라 버렸나보다.
아님, 희미해져가는 '빙봉'처럼, 총 천연색, 다채롭던 이야기 씨앗들까지도
모두 말라 죽어버렸을지도...

사람의 감정이 오롯이 전해지는 사람의 이야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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