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한 판단력'이라는 7년전의 내 생각

2013. 1. 16. 16:00Diary

지난 2006년에 썼던, 1st 블로그에 있는 글을 가져옵니다.

시간은 지났지만, 나란 사람은 아직 그리 변하진 않았단 생각이 듭니다.


(이하 2006년의 내 생각)



예전 신입생 시절.

내 술버릇은... 그러니까 파악 불가능하지만 대략 나 스스로가 취했다고 느끼며 습관적으로 내뱉었던 말 중에

 

'냉철한 판단력을 잃으면 안되요.'

 

'미안해요. 더 마시면 안될 거 같아요.'

 

'지하철 끊기기 전에 집에 들어가야해요.'

 

 뭐 그런. 특히 '냉철한 판단력'에 대한 스스로의 집착은 상대방의 불평불만을 야기할 만큼 고집스러웠었다.

 요즘 인터넷, 신문 그리고 TV를 비롯한 매체 여기저기에서 월드컵에 대한 말들이 많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팀과 맞붙을 상대 국가의 팀 관계자의 말들이나 거리응원 주체나 패션 등. 요즘 단 5분이라도 월드컵을 떠난다는게 불가능하고 상대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기사화하며 내뱉고, 똑같은 자료화면을 6시 뉴스와 8시 뉴스 11시 뉴스 자정을 넘긴 심야 뉴스에서까지 적극 '재활용'해 가며 지친 카메라맨의 노고를 기 바쁠 정도로 월드컵에 대한 '매체들의 관심'은 가히 광적이다.

 술처럼 쓰디쓰고 결코 달지 않은, 그래서 심지어 혀조차도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가십거리 월드컵 뉴스를 쏟아내는 매체들과 그런 영양가 없는 정보들을 호기심으로 마구마구 받아들이는 나를 비롯한 대중들. 그런 가십에 조금씩 취해갈 수록 스스로 되물어야할 것 같다.

 

'냉철한 판단력을 잃으면 안돼!'

 

 평소 술에 취하지 않은 나는 결코 스스로 냉철한 판단력을 잃으면 안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술이 한 잔, 두 잔 내 식도를 타고 내 몸 속으로 들어와 날 휘청거리게 할 수록 스스로 '냉철한 판단력'에 집착하는 요상한 술버릇이 발휘하는 것이다.

 

 

P.S : 예전에 플레이보이 걸 이파니가 누드는 예술이다. 인간의 근원적 아름다움을 카메라를 통해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 예술. 이젠 누구나 예술을 이야기한다. 속옷만 입고 퍼포먼스라 하며 길거리를 활보하는 낸시 랭은 스스로 고리타분한 예술을 벗고 대중적인 예술을 창조했다고 하며 사람들은 그의 행동에 예술성을 부여한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 추한 예술을 하는 그런 사람들은 그저 내 눈에는 눈요깃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돈을 받고 자신의 몸매를 들어낸 화보집을 찍으며 솔직히 돈을 벌기위해 촬영했다는 사람은 솔직하기나 하지. '예술'을 들먹기리지나 않지. 자기의 솔직함과 당당함을 구태여 예술로 포장할 필요가 있나? 예술로 포장하면 잘 팔리기 때문에?



(이상 2006년의 내 생각)


이후 달라진 내 생각은...

그래, 예술이란 거, 일상의 많은 것들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 '예술'이라고 하면 그런거고, 그걸 남들이 아니라고 '강요'할 권리는 없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