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스펙...

2012. 5. 30. 00:52Diary

경험 기반의 지식이 알짜다. 

책보고 이론, 수식으로 예시만 풀어보고 안다고 한들 그게 현장에서의 그 느낌과 그 느낌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서의 '앎'까지 이어지긴 힘들다고 본다. 

내가 컨설턴트들을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그거다. 

현장 경험(적어도 사실 확인을 위한 관찰)없이 사무실 속에 들어가서 페이퍼 웤만 하고 산업을, 회사 전체의 문제를 알고 있다고 말한다.

(때로는 현업의 문제까지도. 물론 모든 컨설턴트가 그런건 아니다. 어느 직업군이고 예외란 존재하니까.)


그런 면에서 아직 난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해보는거다. 

거기에 가장 좋은건 경험많은 친구를 통해 피드백(피드백은 본래 상당히 수평적 관점의 소통방식이다.)을 받을 수 있는 조건. 회사를 그만두고서 그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주변의 지인이 많은걸 알게 됐다. 

한국에서 6~7년제(? ^^) 대학나와서 할 수 있는 거라곤, 대부분이 큰 조직(공공기관, 공기업, 대기업)의 부품 정도인데, 

그 안에서 부품말고, 자기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또래, 때로는 윗 연배의 친구들이 보이더라.


촘스키 말처럼, 그 사회가 쓰는 '언어'를 걷어내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기득권도 함께 사라진다. 

한국적 스펙에만 얽매이면, 그 만큼 한국 사회 안의 한정된 자리에서 자리경쟁하다 지쳐 나가 떨어질 뿐이다. 

이미 한미 FTA는 했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한국경제는 앞으로 미국 경제 시스템에 서서히 동화될 것이다. 

거기에 '자국 식민지'화를 하던, 미국 기반의 국제 자본의 식민지가 되던, 한국적 스펙의 신화 모델은 슬슬 무너져 가지 않을까?

그런면에서 좀 더 도전적으로 경험의 가치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경험만큼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도 없으니까. 


이론으로 자전거 잘 타는 방법을 안다고해서, '소뇌'에 기록된 운동중추의 능력을 따라잡을 수는 없잖은가!

또, 책상 앞에서 토익 공부 잘해서 높은 토익 점수를 받아도 안쓰면 '점수'외의 영어는 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