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icopter view,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2012. 12. 10. 15:11Diary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는 말이 있죠. 이 말은 뭔가 자기 희생적이면서도 상대방을 무한 포용할 수 있어 보이는 말입니다.

이 말에 대한 유래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공자의 9대손 공부가 편찬한 공총자에 수록되었다고 하네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관료가 저 말을 하며,

신사 참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고 하는데,

저런 말은 가해자 입장에서 합리화 하기 위해 할 말은 아니죠.


우린 매번 다른 환경, 상황에 직면합니다.

그런 일상 속에서 많은 오해를 빚기도 하구요.

그와 관련된 저의 이야기를 짧게 하려고 합니다.

(일상의 이야기지만, 저에겐 사람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버릴 때마다 곱씹는 이야깁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릅니다.

친구와 함께 캠퍼스를 걷던 저는

마주오던 같은 Class(분반이랄까요? 학부로 입학해서 별도의 분반이 있었습니다.) 친구를 봤죠.

반갑게 있사했지만, 그 친구는 모른체(?)하고 지나갔었죠.

순간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공감하시죠?

옆에 친구가 있어, 그 상황에서 왠지 창피하기도 하고,

인사를 받지 않은 친구를 책망하고 비난하고픈 마음이 생겼습니다.

다시는 그 친구에게 인사하지 않겠다라고도 생각하기도 했죠.


이후, 다시 그 친구를 만나 왜 그 때 인사를 받지 않았냐며 따지진 않았습니다.

그럴 기회도 없었고, 다시 만났을 때, 그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떠올리고 싶은 기억은 아니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마주오던 그 친구는 제 인사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같이 오던 친구와 이야기하며 미처 저에게 주의를 못 끼쳤을 수도 있죠.

그 친구에겐 그 친구의 상황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친구가 저를 무시할 '의도'가 있었다면, 

제가 그 순간에 느꼈을 무안함과 약간의 분노는 어쩌면 정당했을 겁니다.


저는 그 친구의 상황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제 옆에 있던 친구의 눈을 의식하면서,

그 상황을 제가 편리하게 해석하고, 제 마음이 편한대로 분노했던 것이죠.

마음은 스스로 편안한 상태로 이끌어집니다.

상황의 책임을 상대방에게만 덧씌우며 자기 자신의 심적 부담을 털어내는 것은 매우 쉬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매번 자기 마음이 취하기 쉬운 방향대로만 생각하고 마음먹는다면,

결코 상대방과 진심을 나눌 수 없습니다.(소통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화가나는 상황에서 잠시 화를 내려놓을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상황이 날 힘들어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만든 사람을 마냥 미워하기만 해선 안된다.'


각자가 어려운 상황, 사건을 안고 있을 겁니다.

혹시 그 상황, 사건에 대해서 자기 마음이 편한 방향으로만 이끌어가고 있지는 않은가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역지사지까지 바라지도 않고, 그 상황에 대해서 제 3자의 시선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음... 헬리콥터 관점*이라고 할까요?

그 상황과 적절한 거리를 두는 거리에서 그 상황을 각기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시면,

사람과 상황으로부터 스스로 만들어낸 오해(스스로 만들어낸 무리한 해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 같습니다.

이건 그냥 저의 '개똥 철학'입니다.



*헬리콥터 관점(Helicopter View, 더 자세한 내용을 보려면 링크 클릭. 아래는 그 중에 인용)

The helicopter view refers to the ability to rise above the specifics of a particular situation and to see it in its overall context and environment. It is the ability not only to see the forest for the trees, but it also the ability to see the big picture without losing sight of the details and their implications; that, I believe, is a sign of outstanding leaders and strategists. 


경영분야에서, 문제점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으로 이미 문제 해결론에 있는 관점이네요. 

그 상황만을 보고 의미도출을 하지 말고, 그 상황과 관련된 맥락적 의미까지도 파악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네요.
(역사적인, 또는 그 상황에 처해 있는 당사자의 관계 등 상황 해석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요소를 고려해 큰 그림을 그려 보라는 거네요. 나무-숲만이 아니라, 그 나무가 있게된 식생 특징과 숲으로 커갈 수 있는 맥락적 환경에 대한 고려까지 담아내라는 겁니다.)